이들이 음악가부부로 사는 법…채재일·박지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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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들이 음악가부부로 사는 법…채재일·박지은

 - 서울시향 수석연주자 시절 만난
– 클라리넷·플루트연주자 부부
– 득남 후 첫 듀오콘서트 열어
– “아들 얻고 음악적 갈망 더 커져”
– 24일 금호아트홀서 ‘음악금실’ 과시

[이데일리 김미경 기자] 첫눈에 반한 건 아니었다. 그냥 친한 동료였다. 음악얘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단다. 그러던 중 ‘이 사람과 결혼하겠구나’란 막연한 생각이 스쳤다고 했다. 서울시향 수석연주자 재직시절 만난 두 사람은 천천히 사랑을 키워갔다. 연애 1년 5개월 만인 2013년 3월 드디어 결혼에 골인, 많은 남녀팬을 울렸다. 올 4월 19일에는 첫아들을 품에 안았다.

클라리네티스트 채재일(37·한예종 음악원 교수)과 플루티스트 박지은(35·서울시향 수석)은 국내대표 ‘차세대 음악가 부부’다. 두 사람 모두 ‘지성파’ 연주자. 2005년 서울시향 법인출범 후 정명훈 예술감독이 각 파트의 수석으로 발탁한 인재다. 최근 채 교수는 23대 1의 경쟁을 뚫고 한국종합예술학교 음악원 교수로 임용돼 겹경사를 맞았다.

연애시절부터 함께 콘서트를 열어온 두 사람이 득남 후 첫 ‘듀오콘서트’를 준비하고 있다. 아이 키우랴, 후학 양성에다 연주 일정으로 연습도 빠듯한, 바쁘고 바쁜 이들을 만났다. 남편은 아내를 ‘연인이자 친구’라고 불렀고, 아내는 남편을 ‘재미있는 사람, 나의 에너지원’이라고 말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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◇부모 되니 시야가 넓어졌다

두 사람은 “아들을 얻은 지 이제 5개월이라 실감이 안 난다. 적응 중이다. 연주자로서 달라진 건 없다. 다만 음악에 대한 갈망은 더 커졌다”고 입을 모았다.

채 교수는 “더 바빠졌다. 하지만 그런 이유로 연주에 소홀하거나 안주하지 않으려고 스스로 단속을 더하게 되더라.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으려 연습에 더 집중하게 된다”고 귀띔했다. 박 수석은 “서울시향에서 지난 10년간 쉴 틈이 없었다. 일 욕심도 많았다. 그런데 이제 우선순위가 아이로 바뀌었다. 마음도 시야도 넓어진 것 같다고 할까. 이런 변화가 내 음악을 어떻게 바꿀지는 아직 모르겠다”고 웃었다.

아침에 느긋하게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들을 것 같은 연주자에 대한 환상은 실상과 달랐다. 출산휴가 후 바로 복귀, 전장에 뛰어든 격이라는 게 박 수석의 말이다. 박 수석은 만삭의 몸에도 출산 뒤 석 달 후에도 무대 위에 올랐다. 해외투어와 국내 연주회까지 올해 일정도 꽉 찼다.

채 교수는 그런 아내를 칭찬하기 바빴다. “재능이 많은 사람이다.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고 이해해달라고 할 필요가 없는 사람”이라고 치켜세웠다. 그도 그럴 것이 박 수석은 당시 41대 1의 경쟁률로 서울시향 수석 플루티스트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던 인물. 미국 맨해튼음대, 예일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시향에 발을 들여놓은 뒤 지금껏 한결같았다.

채 교수는 같은 서울시향 수석을 지낸 고 채일희의 아들로 대를 이어 클라리넷 연주자의 길을 걷고 있다. 줄리아드 음대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LA오페라단, 밀워키 심포니를 거쳐 2006년부터 6년간 서울시향 클라리넷 수석 등을 거쳤다. 현재 반도린 리드와 프랑스 부페 크람퐁 클라리넷의 아티스트이자 금호아트홀 체임버뮤직 소사이어티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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◇24일 ‘듀오콘서트’…고전·현대 넘나드는 무대

두 사람은 오는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금호아트홀에서 ‘듀오콘서트’를 열고 음악적 금실을 다시 한 번 과시할 계획. 이번 연주는 박 수석의 출산으로 잠시 중단했다가 활동을 재개하는 첫 듀오 복귀 무대인 셈이다.

이번 공연은 클라리넷과 플루트를 모두 즐길 수 있도록 두 사람이 직접 프로그램을 꾸몄다. 1부는 이안 클라크의 ‘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최면’과 브람스의 ‘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’를 레퍼토리로 준비했다. 2부에선 슈베르트의 ‘아르페지오네 소나타’와 더불어 재즈의 독특한 선율을 접목한 거슈윈의 ‘랩소디 인 블루’를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케르트와 협연한다.

박 수석은 “남편이 브람스를 먼저 한다고 하길래 그와 어울리는 작곡가를 찾다가 가을에 잘 어울리는 슈베르트를 선택했다”며 “클라크의 ‘최면’은 많이들 좋아하는 곡이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어 이번 콘서트가 여느 클래식무대와는 다른 느낌일 것”이라고 말했다. 채 교수도 “보통 독주회는 대개 분위기가 무겁다. 이번에는 무겁고 가벼운 곡을 섞어 분위기를 조금 바꿀 예정”이라며 “깊이 있는 브람스와 슈베르트, 현대곡이 어우러져 완전히 대비되는 느낌을 낼 수 있을 거다. 앙코르도 신선할 것”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.

http://news.naver.com/main/read.nhn?mode=LSD&mid=sec&sid1=103&oid=018&aid=0003349185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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